숨기다
숨기다
오전수 있게 된 것은 노인이 아이스크림을 깨끗이 먹은 뒤였다. 그러나 내가 아직 덜 먹은 관계로 계속 가게에 있을 수 있었다. "이제야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누구시죠?" "나 말이냐?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흑마법사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옵스크리티의 장로 중 한 명인 로튼이다. 네 소개는 하지 않아도 돼. 라디폰 공작에게 들은 적이 있지." 생전 처음 듣는 말이었다. 라디폰 공작이 흑마법사를 포섭하고 다닌 것하며, 옵스크리티라는 집단도 말이다. 도대체 라디폰 공작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라디폰 공작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것은 알았지만 귀족에만 한정된 줄 알았더니 음지에 숨어있는 흑마법사들에게까지 손을 뻗친 모양이다. 그나저나 무슨 흑마법사가 이렇게 무게가 없는 거지? 물론 육체적인 무게가 아니라 정신적인 무게다. 로튼은 내가 흔히 봐왔던 음울하고 약간 광기에 젖은 듯한 흑마법사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이런 작자가 흑마법사들의 우두머리 중 하나에다 더군다나 저주가 특기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외모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속은 전혀 다를 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자가 과연 내 편이냐 아니냐, 였다. "그럼 로튼도 라디폰 공작에게 붙었나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내가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묻자 로튼이 껄껄거리며 말했다. "붙었지. 숨어사는 것도 괜찮지만 왕위 싸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증거는요?" "아직 어린것이 이렇게 사람을 의심해서야 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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